뚜아에무아, 두 개의 외로움이 어울리는 방식

너와 나.
두 사람이 나란히 놓이면,
세상은 조금 다정해집니다.

뚜아에무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어쩐지 마음이 말랑해졌던 기억이 있어요. 프랑스 말로 '너와 나'라는 뜻이라죠. 발음마저 어딘가 손을 맞잡은 것처럼 둥글어서, 소리 내어 읽어보면 입안에 작은 온기가 고이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너와 나'라는 말은 참 이상합니다. '너'만 있어도 외롭고, '나'만 있어도 쓸쓸한데, 그 둘 사이에 조그만 '와' 한 글자가 끼어들면 갑자기 세상이 견딜 만해지거든요. 그 한 글자가 다리가 되어주는 거예요. 건너갈 수 있게, 손 내밀 수 있게.

해 질 무렵 조용한 거리를 나란히 걷는 두 사람, 서로의 그림자가 다정하게 겹쳐지는 따뜻한 풍경

나란히 걷는다는 건, 결국 서로의 속도를 배워가는 일.

나란히 걷는 일이 쉬운 줄 알았어요. 그냥 옆에 있으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막상 누군가와 오래 걸어보면 알게 됩니다. 나란함이란 생각보다 섬세한 기술이라는 걸요. 내가 조금 빠르면 상대가 헐떡이고, 내가 자꾸 뒤처지면 상대가 자꾸 뒤를 돌아봐요. 결국 나란히 걷는다는 건 내 걸음을 조금 줄이고, 상대의 걸음을 조금 기다리는, 그 무수한 조정의 반복이더라고요.


오래된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지지직거리는 낡은 음질 사이로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 흐르던 그 노래. 한 사람은 조금 높고, 한 사람은 조금 낮아서,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하나처럼 들리던 화음. 어쩌면 '너와 나'라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똑같아지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음을 가진 채로 어울리는 것.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대요. 다만 어긋난 자리를 서로 조금씩 깎아내며, 그렇게 오래 함께 있어온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고. 그 깎여나간 자리들이 흉터가 아니라 무늬가 될 때, 우리는 그걸 사랑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요즘 그 '와' 한 글자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눈에 띄지도 않고, 소리도 작고, 언제나 두 이름 사이에 조용히 끼어 있을 뿐인 그 글자. 하지만 그 글자가 없으면 우리는 그저 각자의 섬으로 흩어져 버릴 거예요. 어쩌면 관계라는 건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이 작고 성실한 접속사 하나를 오래 지켜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 내리는 창가 낡은 나무 탁자 위에 놓인 따뜻한 차 두 잔, 말없이 함께한 시간의 온기가 배어 있는 고요한 풍경

말없이 놓인 두 개의 잔. 함께라는 건 때로 이렇게 조용합니다.

함께라는 건 늘 대단한 사건일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대부분의 '함께'는 아주 사소한 얼굴을 하고 있죠. 아무 말 없이 같은 창밖을 바라보는 오후, 한 사람이 끓인 물로 두 잔의 차를 우려내는 저녁, 상대가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 슬쩍 볼륨을 올려주는 손. 그런 자잘한 순간들이 실은 관계의 진짜 뼈대라는 걸, 나는 요즘에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말을 오래 믿었던 적이 있어요. 틀린 말은 아니겠죠. 태어날 때도 혼자였고, 어떤 밤은 아무리 옆에 사람이 있어도 지독하게 혼자였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그 문장 뒤에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어집니다. 사람은 결국 혼자지만, 그 혼자들이 나란히 앉아 같은 어둠을 바라볼 수는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밤은 한결 견딜 만해진다고요.

너의 외로움과 나의 외로움이 만나 하나가 되는 건 아니에요. 다만 두 개의 외로움이 나란히 놓이면, 서로에게 이런 말을 건넬 수 있게 되죠. "나도 그래." 세상에서 가장 짧고 가장 따뜻한 이 한마디를.

창가에 가까이 앉아 밤의 불빛을 함께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실루엣, 같은 어둠을 나누는 다정하고 잔잔한 분위기

같은 어둠을 나란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밤은 조금 부드러워집니다.

뚜아에무아. 다시 한번 소리 내어 봅니다. 너와 나. 이 말이 여전히 다정한 이유는, 아마 그 안에 아무런 조건도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더 나은 너도 아니고, 더 완벽한 나도 아니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너와, 있는 그대로의 나. 그 둘이 어느 저녁 우연히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 그 소박한 기적이요.

오늘 하루, 당신의 곁에는 어떤 '너'가 머물다 갔나요. 그리고 당신은 또 누군가에게 어떤 온도의 '나'로 남았을까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떠올려 봐도 좋겠어요. 어차피 밤은 아직 길고, 우리에게는 나란히 앉을 시간이 조금 더 남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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