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예술가에게 권한을 돌려주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고유한 디지털 자산으로, 작품의 진위와 소유 이력을 누구나 검증할 수 있게 해줘요.

덕분에 예술가는 갤러리·경매사 같은 중개 단계를 줄이고 수집가에게 직접 판매하며, 재판매마다 보통 5~10%의 로열티를 설정할 수 있어요.

다만 2025년 상반기 NFT 거래액은 약 28억 달러로 직전 반기 대비 4.6% 줄어, 열풍보다 '실사용'이 중요한 국면으로 넘어왔어요.

출처: 디지털투데이 NFT 시장 리포트 · The New York Times

작년 늦가을, 친구의 작업실에 들렀던 날을 아직도 기억해요. 문을 열자마자 마르지 않은 유화 냄새와 오래된 라디에이터의 쇳내가 뒤섞여 훅 끼쳐왔고, 손끝에 닿은 캔버스 뒷면은 서늘했어요. 친구는 식은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자기 그림 한 점이 수집가의 거실에 걸리기까지 몇 사람의 손을 거치는지 손가락을 접어가며 세어 보였어요.

갤러리, 대행사, 에이전트, 경매사… 접힌 손가락만큼 값은 올라가는데 정작 그린 사람의 몫은 줄어든다는 이야기였죠. 그 목소리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어요. 이 구조를 바꿀 방법이 정말 없을까 생각하던 저에게, 답의 실마리는 뜻밖에도 디지털 세계에서 왔어요. 바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였어요.

따뜻한 오후 햇살이 드는 작업실에서 한국인 여성 작가가 커피잔을 감싸 쥔 채 캔버스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한 점의 그림이 세상에 닿기까지, 작가의 손은 가장 먼저이고 가장 늦게 보상받아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이란 무엇인가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블록체인 위에 존재하는 고유한 디지털 자산이에요. 진위 여부와 소유권을 위조하기 어려운 형태로 증명해주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1개와 1개를 바꿔도 똑같지만, NFT는 각각이 달라서 서로 맞바꿀 수 없어요. 그래서 '대체 불가능한'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저는 이걸 미술관 도록에 찍힌 도장에 비유하곤 해요. 도록은 얼마든지 복사할 수 있지만, 도장이 찍힌 원본 한 권은 하나뿐이잖아요. NFT는 무한 복제가 기본값인 디지털 세계에 '이 한 점'이라는 희소성을 되돌려준 셈이에요. 덕분에 그림뿐 아니라 음악, 영상, 사진까지 수집의 대상이 되었어요.

보안과 투명성은 어떻게 지켜지나요?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순서대로 기록돼요. 누가 언제 얼마에 샀는지가 사슬처럼 이어지니, 소유 이력이 끊기지 않아요. 종이 보증서가 사라지거나 위조되는 문제, 작품이 어느 창고에서 몇 년간 잠들어 있었는지 알 수 없던 문제가 상당 부분 줄어들었어요.

NFT는 왜 예술가에게 힘을 실어줄까요?

가장 큰 변화는 직거래예요.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마켓플레이스에서 작품을 등록하고,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어요. 고급 갤러리라는 문턱을 넘지 않아도 되는 거죠. 두 번째는 로열티예요. 작가가 스마트 계약에 5~10% 수준의 재판매 로열티를 걸어두면, 작품이 손을 바꿀 때마다 일정 몫이 창작자에게 돌아가요. 기존 미술 시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구조예요.

전통 미술 유통 NFT 기반 유통
갤러리·에이전트 등 다단계 중개 작가와 수집가의 직접 연결
재판매 수익은 대부분 작가와 무관 재판매 로열티 5~10% 설정 가능
소유 이력이 비공개·분산 보관 거래 기록이 체인에 공개 저장
지역·인맥에 따라 진입 장벽 높음 인터넷 접속만으로 참여 가능
가격 변동이 비교적 완만 가격 변동성·플랫폼 리스크 큼

새로운 예술적 매체가 열렸어요

NFT는 판매 방식만 바꾼 게 아니에요. 보는 사람의 클릭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인터랙티브 작품, 실제 전시 입장권과 묶인 작품처럼 '캔버스 밖'의 형식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요. 액자 안에 갇혀 있던 예술이 코드라는 새 몸을 얻은 느낌이에요.

푸른빛과 호박빛 화면이 늘어선 조용한 디지털 아트 갤러리 내부 풍경

벽 대신 화면 위에서, 작품은 이제 국경 없이 걸려요.

주목할 만한 NFT 사례는 무엇인가요?

숫자로 보면 실감이 나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은 2021년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NFT 작품 〈Everydays〉를 약 6,930만 달러에 낙찰시키며 미술사의 한 줄을 새로 썼어요. 같은 해 2월, 캐나다 뮤지션 그라임스는 디지털 아트워크와 음악 컬렉션을 약 580만 달러에 판매했고요. NBA는 팬들이 경기 하이라이트 '순간'을 사고파는 NBA Top Shot을 2020년 정식 공개해 스포츠 수집품의 개념을 바꿨어요.

물론 지금은 열기가 한 차례 가라앉았어요. 2025년 상반기 NFT 거래액은 28억 2,000만 달러로 직전 반기 대비 4.61% 감소했고, 1분기 15억 9,000만 달러에서 2분기 12억 4,000만 달러로 줄었어요. 저는 이 조정이 오히려 반가워요. 투기가 빠지고 나면 남는 건 결국 작품과 창작자니까요.

지금 시작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할까요?

하나. 지갑부터 만들어요. 복구 문구는 화면 캡처 대신 손으로 적어 오프라인에 보관하세요. 이건 작업실 열쇠와 같아요.

둘. 첫 작품은 대표작 말고 습작으로 올려보세요. 발행 수수료와 판매 흐름을 몸으로 익히는 게 먼저예요.

셋. 로열티 비율은 처음부터 정해두세요. 발행 후에는 수정이 어렵거나 플랫폼이 강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넷. 원본 파일과 작업 과정 기록은 따로 백업하세요. 진짜 증명은 체인이 아니라 작가의 아카이브에서 나와요.

새벽빛이 들어오는 작업실 책상 위에 붓과 태블릿이 나란히 놓여 있는 정물 풍경

붓과 코드가 같은 책상 위에 놓인 아침, 예술의 정의는 조금씩 넓어져요.

마치며

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예술에 대한 접근을 넓히고, 거래를 투명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창작자에게 자기 작품에 대한 통제권을 돌려줬어요. 아직 젊은 기술이라 흔들림도 크지만, 저는 이 흔들림을 성장통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그날 작업실에서 접히던 친구의 손가락이, 언젠가 하나도 접히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오늘은 딱 한 가지만 해보시면 어때요. 좋아하는 작가 한 명의 NFT 마켓플레이스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보세요. 사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페이지에 작가의 이름이 가장 크게 적혀 있다는 사실만 확인해도, 이 변화의 의미가 손에 잡힐 거예요.

자주 묻는 질문

Q1. NFT를 사면 저작권까지 갖게 되나요?

아니에요. 기본적으로는 '이 토큰의 소유자'라는 기록을 갖는 것이고, 복제·2차 창작 권리는 작가에게 남아요. 저작권 이전 여부는 판매 페이지의 라이선스 문구를 꼭 확인하셔야 해요.

Q2. 대체 불가능한 토큰 로열티는 항상 받을 수 있나요?

플랫폼마다 달라요. 로열티를 강제 집행하는 곳도 있고, 구매자 선택으로 바꾼 곳도 있어요. 그래서 여러 마켓에 동시에 올리기 전에 각 정책을 비교해보는 게 안전해요.

Q3. 지금 NFT 시장에 들어가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닐까요?

거래액은 정점보다 줄었지만 시장 자체는 유지되고 있어요. 단기 시세를 노린다면 위험하고, 작품을 알리고 팬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로 본다면 지금이 오히려 조용히 시작하기 좋은 때예요. 투자 판단은 스스로 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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